뉴스핌 | 2025-06-25 21:54:40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이란 의회(마즐리스)가 현지시간 25일 다수 찬성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력을 중단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란 보수성향 매체 누르뉴스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최근 이스라엘과의 공중전과 미국의 지하 핵시설 공습 이후 이란이 자국 핵시설에 대한 안전 보장이 없이는 더 이상 IAEA와 협력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결의안은 향후 IAEA의 사찰 활동이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만 가능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아직 헌법수호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거쳐야 발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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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의회 회의 모습, 2019.09.03.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이란 의회 의장 "IAEA, 이스라엘 공습에 침묵… 국제 신뢰 잃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국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IAEA는 이란 핵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명백한 군사공격에 대해 일말의 규탄도 하지 않았다"며 "국제기구로서의 중립성과 신뢰를 스스로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이유로, 이란 원자력청(AEOI)은 IAEA와의 협력을 즉각 중단하고, 핵시설의 물리적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해당 방침을 유지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민간 목적의 핵프로그램은 더욱 신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결의안은 ▶감시카메라 설치 중단 ▶현장 조사 거부 ▶보고 의무 유예 등 조치를 포함하며, "핵시설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협력 일체를 중단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는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 당사국으로서 IAEA의 핵시설과 핵활동 사찰·검증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의회 국가안보위원회는 이번 주 초 해당 법안의 골격을 승인한 바 있으며, 대변인은 "IAEA가 자초한 결과"라고 밝혔다.
◆ IAEA "검증 복귀 원해"…美·이스라엘 공습 피해는 아직 '미지수'
IAEA는 이번 조치에 대해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으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26일 별도 성명을 통해 "이란 내 우라늄 농축 시설 등 주요 핵시설에 대한 사찰단의 복귀가 필요하다"며 "검증 활동은 결코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스라엘이 6월 13일 감행한 공습과, 이어진 미국의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지하 핵시설 정밀 타격으로 인한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이란은 "핵시설 일부가 손상됐으나 핵 프로그램 자체는 유지되고 있으며, 핵무기 개발 목적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락치는 카타르 매체 알아라비 알자디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핵 프로그램과 비확산 체제에 대한 접근을 재조정할 것"이라며 "그 방향이 무엇이 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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