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 2025-06-25 23:50:00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미국의 네트워킹 및 통신 기술 선도 기업 시스코 시스템즈(종목코드: CSCO)가 2000년 닷컴버블 당시 기록한 사상 최고가 8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붐과 견고한 실적에 힘입어 24년간의 긴 침체를 벗어나며 재도약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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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 시스템즈 로고 [사진 = 블룸버그] |
◆ 닷컴버블의 상징에서 AI 시대 핵심 인프라로
시스코는 1990년대 후반 인터넷 혁명의 최대 수혜자였다. 1995년 2달러에 불과했던 주가는 2000년 80달러까지 약 3900% 급등하며 한때 세계 최대 시가총액 기업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닷컴버블 붕괴와 함께 2002년 8.6달러까지 폭락하며 기술주 거품의 상징이 되었다.
그로부터 24년이 지난 지금, 시스코는 다시 한번 기술 혁명의 중심에 서 있다. 23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67.38달러로 마감한 시스코 주가는 장중 67.49달러까지 올라 52주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지난 1년간 42.51% 상승했으며, 현재 시가총액은 2668억 달러에 달한다.
흥미롭게도 1990년대 닷컴버블을 논할 때 회의론자들이 가장 자주 인용하는 사례가 바로 시스코의 주가 폭락이었다. 하지만 이제 시스코는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재평가받으며 역사적 고점 탈환에 도전하고 있다.
◆ 월가, '매수' 권고..."팔아라"는 없어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투자 심리는 그 어느 때보다 낙관적이다. CNBC 집계에 따르면 24개 투자은행(IB) 중 16곳이 '강력 매수' 또는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평균 목표주가는 70.73달러로 현재 주가 대비 4.97%의 추가 상승 여력을 나타낸다. 최고 목표주가는 80달러로, 2000년 고점과 동일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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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 시스템즈의 2024회계연도 매출 구성 비율 [자료 = 시스코 시스템즈] |
도이체방크는 지난 16일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며 목표주가를 65달러에서 73달러로 올렸다. 도이체방크의 매트 니크남 애널리스트는 "AI 배포, 캠퍼스 인프라 업그레이드, 국가 기술 지출 증가에 힘입어 향후 몇 년간 지속 가능한 중간 수준의 성장 가시성이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JP모간도 곧 출시될 차세대 카탈리스트-2026 스위치 시리즈를 근거로 73달러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JP모간의 새믹 채터지 애널리스트는 "신제품이 이전 시리즈 대비 평균 판매가격 상승과 더 빠른 채택률을 가져올 것"이라며 "캠퍼스 매출의 중기 연평균 성장률을 6%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몇 년간의 3%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벤 라이체스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와 AMD가 AI 하드웨어 공급업체로 주목받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시스코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78달러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라이체스는 "시스코는 우리가 커버하는 가장 저렴한 주식 중 하나이며 AI의 올바른 편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 3분기 실적, 기대치 상회하며 성장 모멘텀 확인
시스코의 주가 상승은 견고한 실적에 뒷받침되고 있다. 5월 14일 발표된 2025회계연도 3분기 실적에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141억5000만 달러를 기록해 월가 예상치 140억5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96달러로 예상치 0.92달러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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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 시스템즈의 2025회계연도 3분기 실적 [자료 = 시스코 시스템즈] |
특히 주목할 점은 AI 인프라 관련 주문이 6억 달러를 돌파하며 예상보다 한 분기 앞서 목표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척 로빈스 최고경영자(CEO)는 "강력한 분기 실적을 거두며 우리 기술에 대한 명확한 수요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힘입어 회사는 2025회계연도 연간 매출 전망을 기존 560억~565억 달러에서 565억~567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에버코어 ISI와 씨티 등 주요 투자은행들도 잇따라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으로 관세 리스크 완화
실적 발표 후 투자자들이 특히 주목한 부분은 관세 리스크에 대한 시스코의 대응 능력이었다. 경영진은 "관세와 경제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지출 행태를 바꾸지 않았다"며 "가격 인상을 발표하거나 관세를 앞두고 주문을 앞당기는 고객을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로빈스 CEO는 "지난 몇 년간 구축한 유연성과 민첩성을 통해 관세 등의 영향을 적절히 완화하기 위해 세계적 수준의 공급망 팀을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이체방크는 "시스코의 광범위한 공급망이 추가 관세를 더 능숙하게 헤쳐나가고 성장에 재투자할 수 있게 한다"고 평가했다.
▶②편에서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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